뛰는 천재들과 그 위에 나는 천재 쇼펜하우어 ( 1788.2.2 ~ 1860.9.21 )
인생의 지혜란 어떤 일을 만나더라도, 어떤 사람을 만나더라도 어떤 상태가 되더라도 크게 놀라지 않고, 크게 실망하지도 않고 크게 기대하지도 않는 중용(중도)의 미덕이다
-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금의 현대문명은 서양의 근대화를 시작으로 형성된 세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근대와 현대를 통틀어 인류역사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천재들이 있습니다
과학자 아인슈타인, 진화론의 창시자 다윈, 심리학에 창시자 프로이트, 실존주의를 창시한 니체, 공산주의의 이념을 만들었던 마르크스까지 이들을 모르면 현대문명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위대한 업적을 남긴 천재들이지만, 이들에게 하나같이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아르투어 쇼펜하우어입니다
마르크스, 니체, 프로이트라는 산맥을 넘어서지 않고서는 현대를 만날 수 없다
-미셸 푸코
우리나라에 철학자라는 많은 사람들이 쇼펜하우어의 영향을 받거나 혹은 계승을 자처한 이 수많은 천재들은 숭배하면서 정작 현대철학의 시조라 할만한 그의 사상을 왜곡하고 비웃음거리로만 이용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또 이들에 얕은 지식에 영향을 받은 많은 사람들이 이 위대한 사상가를 오독하고 지독한 염세주의자로 치부하는 것을 보면 바로 잡아야 할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쇼펜하우어는 생전에도 많은 오해를 받으며 정신병자로 까지 치부된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정말 앞서가는 천재는 시대의 배척을 받게 되는 걸까요?
하지만 그의 사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남다른 깊이가 있으며, 인간과 세상에 대한 깊은 관심과 이해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필자나 방문자분들도 이러한 천재들의 천재로 칭송받는 쇼펜하우어의 사상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우리도 지적으로 좀 더 뛰어나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바람으로 글을 작성합니다
대표저서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만약 내가 멀리 보았다면, 그것은 거인들에 어깨 위에 서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 아이작 뉴턴
많은 천재들이 쇼펜하우어의 영향을 받았듯이, 쇼펜하우어 또한 선대에 거인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을 겁니다
그의 사상은 그중에서 특히 칸트 철학의 영항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쇼펜하우어의 대표저서인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는 우선 칸트 철학을 이해했다는 가정하에 전개되는 이론입니다
이 저서에서 칸트가 말하는 현상계를 '표상의 세계'라고 수정해서 가리키며, 물자체의 세계는 '의지의 세계'로 가리킵니다
그래서 칸트 철학의 개념을 선행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면 읽기가 좀 어렵습니다
간략하게 맛을 보고 싶은 분들을 위하여 최대한 쉽게 개괄한다면, 우리가 경험하는 표상의 세계란, 칸트가 말하는 물자체의 세계를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세계에서 우리의 오감이나 이성 즉 개인마다 다른 가치관으로 인식되는 표상의 세계만을 경험한다는 이론입니다
표상의 세계에서 노예는 노예의 세계를 경험하고, 부자는 부자의 세계를 경험합니다
또 학생은 학생의 시선에서 세계를 경험하며, 선생은 선생의 입장에서 세계를 경험하기 마련입니다
남자는 남자의 세계를 경험하고, 여자는 여자의 세계를 경험합니다
즉 개개인마다 입장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우리는 각자 주관적으로 세계를 인식하지만, 같은 공간에 있는 세계는 모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존재합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각자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세계는 결국 객관적인 세계이기 때문에, 모든 주관적 세상인 표상은 객관적 세계로 포괄된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이 저서는 플라톤으로 시작된 이데아론인 현실세계를 구분하는 맹신적이고 이분법적인 지적이성을 타파하고자 최초로 시도했으며, 또한 바이미르 공공도서관에서 동양철학을 공부하며 안개처럼 애매하고 답답하기까지 한 원론적인 동양철학을 냉철하고 정밀하게 분석까지 한 인류의 위대한 유산이라고 평가됩니다
개인적인 여담이지만 해설서가 아닌 원전을 꼭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서양 철학 계보에는 정말 엄청나게 많은 사상들이 있었습니다
필자는 그중에서 플라톤 - 칸트 - 쇼펜하우어 - 니체 - 샤르트르로 이어지는 계보를 좋아합니다
아주 재미있는 라인입니다
칸트의 대표저서인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판단력비판'에서 알 수 있듯이, 칸트는 비판정신이 아주 탁월한 사상가입니다
흥미롭게도 쇼펜하우어는 칸트를 계승했다고 하면서, 칸트의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면서 논리를 전개하기 시작합니다
칸트는 현상세계를 보편적으로 인식하는 이성을 인간만이 가진 것이라 보았지만, 쇼펜하우어는 동물도 원인과 결과를 인식한다고 보았습니다
동물들이 인간들처럼 언어를 사용하지는 못하지만, 사물들의 다양한 작용 사이의 인과관계를 파악한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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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니체는 오로지 이 사람만이 일급의 천재라고 언급하면서도, 쇼펜하우어를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우울한 예언자로 묘사하며 자신만의 철학을 전개하기 시작합니다
※ 니체는 말년쯤부터 삶을 해석하는 방식을 쇼펜하우어와 결을 달리하고, 반 플라톤 주의자가 됩니다..
쇼펜하우어와 니체는 이러한 칸트의 비판정신을 아주 잘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진정한 계승자라 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한국문화에 익숙한 필자가 보기에는 뭔가 코미디스러운 연출을 하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인 것 같습니다
표상을 결합하는 충분근거율의 네 가지 형태
쇼펜하우어는 '의지와 표상으로의 세계에서' 표상들을 결합하는 네 가지 형태의 충분근거율을 언급하며 이 것이 모든 학문의 기초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칸트는 '순수 이성 비판'에서 직관 없는 이성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는데, 쇼펜하우어 역시 기존의 존재하던 철학이 제시한 이성의 절대성을 비판하면서 이성의 역할과 감각의 역할을 명확하게 구분하였습니다
지식자체가 인식의 확실성과 완전성을 보장해주지는 못한다고 했는데, 이는 지식을 결합함으로써 학문을 제공하지만, 학문의 증명이 첫 번째 원인으로 계속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언젠가는 직관적인 것, 즉 증명하지 못하는 영역의 부딪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쇼펜하우어에 논리는 20세기 고전 물리학이 양자 물리학으로 도약하면서 증명되었습니다
이 처럼 이성에 의한 만들어진 추론인 학문은 태생적으로 언제나 오류의 가능성을 동반하기 때문에 우리는 언제나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합니다
또한 우리의 오감이나 기억 역시 대상을 잘못인식함으로써 또 하나의 가상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관찰이나 추론의 확대로 이어지는 과학이라는 학문 역시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불완전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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