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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삶과 철학

중도 (中道).. 그리고 감사함

by 카페인 뱀파이어 2023. 11. 8.

중도 (中道).. 그리고 감사함

최근 들어 매우 고통스럽고, 무력한 시간들을 보내며 블로그 포스팅을 못하고 있었다

언제까지 미룰 수는 없기에 최근에 느낀 점들을 블로그에 기록해보려 한다

 

영문을 모르고 태어나서 어쩔 수 없이 살아가고 영문을 모르고 죽는다는 것이 엄청나게 답답하게 느껴졌다

이 무지를 타파해야겠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며, 삶의 모든 고통의 원인이란 무지란 신념아래 끊임없이 공부를 했지만 나의 삶은 여전히 불만족스럽고 괴로웠다

뭔가 항상 핵심을 비껴가는 기분이었다

나는 나의 꿈을 따라 그러한 모습 이어야 하는데, 왜 지금 나는 이러한 초라한 모습인지.. 꿈과 현실의 갭차이가 너무 괴로웠다

수많은 정신적인 괴로움.. 그렇게 나는 번뇌의 사로잡힌 채 자포자기하여 미래를 향해 단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가 없었다.

 

결국 인생의 모든 것이 번뇌와의 싸움을 이겨야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잘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나를 괴롭히는 문제들 때문에 도무지 앞으로 나아가는데 집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답은 나오지 않으면서, 감정만 올라오게 만드는 생각들을 불교에서는 번뇌라고 한다

 

알아차림

불교공부를 하면서 알아차림이라는 스킬을 배우게 된 지 1년쯤이 된 것 같다

'나는 이런 감각을 느낄 때 기분이 좋구나, 아 내가 끊임없이 속으로 불평불만을 하고 있었구나, 아 내가 또 실패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구나'

처음에는 현재의 몸의 감각, 감정, 생각을 스스로 관찰하며 스스로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 감정들이 습관적으로 반복적으로 재생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내 현실에서도 나는 똑같이 불평불만이 나오고, 쌍욕이 나오는 현실을 계속 관찰하게 되었다

지금 성장하고자 하는 내 의지와는 별개로 나의 깊은 의식에서는 끊임없이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들과 생각들이 올라오고 있었고, 정확히 이 부정적인 감정과 일치하는 현실을 계속해서 체험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무척 궁금했다

왜 나의 깊은 곳에서는 끊임없이 안 좋은 감정들과 생각이 자동으로 반복 재생이 되는 것인지.. 원인을 찾아 나의 과거로 추적을 하게 되었다

어린 시절을 회상해 보며, 순수하게 행복했던 시절에서 갑자기 몇 가지 사건으로 인해 나는 약함을 알게 되었는데, 그 시점으로 외로움을 알게 되었고, 무력함을 알게 되었고, 절망이란 게 뭔지 알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을 하면서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들을 하기 시작했고, 체험이 길어지면서 자조하고, 체념하는 감정과, 생각들이 습관처럼 머릿속에서 자동으로 재생이 되며 나의 행동으로 그대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곧 나의 정체성까지 침범당하여 나의 삶은 불행하고, 나는 사랑받지 못하는 존재라고 스스로 확신하기 시작했다

 

아.. 이렇듯 한번 불행의 늪에 빠져나오게 되면 빠져나오기가 정말 힘들다

더 나은 삶을 살겠다고 다짐한 지 10년이 지나갔는데도 여전히 이 늪에서 빠져나오지는 못하는 걸 보면 말이다

 

번뜩였던 깨달음 감사함

나는 나의 과거시절을 쭉 훑어보았다

순수하게 즐거움을 찾아 해 메던 소꿉시절, 성장하면서 지나게 된 길고 긴 어두운 터널, 그리고 지금 현재

나의 어린 시절을 좀 더 디테일하게 더듬거려 보았다

즐겁게 있다가도 사소한 일로 삐지고, 투정 부리고, 때를 쓰며 욕하고, 따돌리고 폭력을 휘두르고 싶어 했다

만약에 내가 그 상태로 부족함 없이 쭉 성장했더라면 감사함이라는 걸 알게 되었을까?

 

지금 나의 삶이 비록 썩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자세히 보면 항상 괴로운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괴로운 하루를 보내다 보면 소확행, 즉 소소한 것들에도 행복을 느낄 줄 알게 되는 것 같다.

고통과 즐거움 그 갭차이 덕분에 즐거움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강제로 일에 매여있는 시간 덕분에 혼자있는 사색의 시간에 감사할 줄 알게 되었고, 하루종일 육체노동을 하기에 잠을 자는 기쁨을 알게 되었으며, 근육이 찢어질 것 같고, 땀을 뻘뻘 흘리는 시간 덕분에 먹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생각이 여기까지 닿게 되다 보니, 이제는 고통을 무조건 피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지 않게 되었다

고통은 지나가고 곧 즐거움이 올 것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삶이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견디기 힘들어 질때면, 어렸을 때 짝사랑하던 교회누나가 들려주었던 솔로몬의 문구를 떠올리곤 한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살아보니 진짜로 다 지나가더라.. (누나 잘지내시죠?ㅠㅠ)

 

이론과 경험에 차이

중학생 무렵 갑작스러운 불행과 절망을 경험하며 미친 듯이 신앙에 빠졌던 적이 있었다

아마 사람은 절망스러운 상황이 되면 믿을만한 것을 간절히 찾게 되나 보다

나 또한 그랬다

 

아무튼 그때 교회에서 해준 말씀 중 귀에 딱지가 않도록 듣던 말이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이었는데, 솔직히 현실이 너무 괴로워서 맘에 와닿지도 않았는데 시키니깐 그냥 억지로 앵무새처럼 감사함을 남발했던 적이 있었다

마음으로 감사함을 느끼지도 않는데 억지로 감사한 척을 했던 것이다

그때의 나는 그랬다

 

세월이 흘러 지금의 나는 무수히 많은 챗바퀴를 돌며 고통을 경험했고, 즐거움도 경험했다

사랑받지 못해 버려졌던 기억도 있으며, 사랑이 부담스러워 도망쳤던 적도 있었다.

약하고 서러웠던 상황도 있었고, 강하고 자랑스러웠던 상황도 인생에서 무수히 많이 겪었다

모든 것이 상대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깨닫게 되었다

불행이 없으면 행복도 없으며, 행복이 없으면 불행도 없다는 것을.

둘은 분리돼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 동전의 양면 같은 모습이다.

 

 

중도 (中道).. 좋아함도 없고 싫어함도 없는 평정한 마음상태

 

오늘의 나는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삶 자체의 감사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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