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번호 1 수소 - 생명체가 탄생하고 핵무기가 되기까지의 여정

수소 결합 - 존재의 이유

존재란 무엇일까?

유물론적인 관점으로 보았을 때 사람 몸은 약 60조 개나 되는 세포로 이뤄져 있다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세포로 이루어져 있고, 세포는 분자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생명체를 포함한 이 세상 모든 물질은 분자로 이루어져 있는데, 분자는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데모크리토스와 아리스토텔레스는 어떻게 알고 세상을 향해 물질의 원자설을 주장했던 걸까?

그때 당시에는 원자는커녕 분자를 관찰할 수도 없었을 텐데 말이다

물론 그의 원자설이 완벽하진 않았다 하더라도 2,500년 전에 이러한 이론을 말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나는 아마도 데모크리토스가 인도로 여행을 갔을 때 때마침 그곳에서 한창 번성하고 있던 불교사상을 배워왔을 거라 추측한다 그의 이론은 다음과 같다

 

우주 전체의 근원은 원자와 허공이며, 다른 모든 것들은 관습적으로 믿어지는 것들이다

세계는 무수하며 생성하고 소멸한다. 어떤 것도 있지 않은 것에서 생성되지 않으며 있지 않은 것으로 소멸하지 않는다

또한 원자들은 크기와 수에 있어서 무수하고 우주 전체 속에서 회오리치며 이동하고, 그렇게 해서 혼합물들인 불, 물, 공기, 흙을 낳는다. 이것들도 어떤 원자들로 이루어진 구조물이기 때문이다

원자들은 단단한 성질이 있어 영향받지도 변화하지도 않는다

태양과 달은 그런 미세하고 둥근 입방체들로 합성된 것이고 영혼도 비슷한 방식으로 혼합된 것이다

영혼은 지성과도 같은 것이다. 우리가 보는 것은 모상들이 우리 눈에 떨어지는 데 따른 것이다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 《유명한 철학자들의 생애와 사상》 데모크리스트편

 

지금 살펴보는 그의 원자기원 이론으로 보다시피 석가모니의 핵심 사상인 불교의 연기(緣起)와 거의 똑같기 때문이다.

분명한 건 그의 원자기원 이론은 현대에 있는 지금 시점으로 봐도 거시적으로는 사실이다

모든 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는 원자이고 1~118번까지 존재하는 원자 중 가장 기초가 되는 원자가 수소원자이다

물질을 구성하는 모든 원자는 수소원자로부터 시작하여 결합된 것이다

결국에 똑같은 수소 원자로부터 시작됐음에도 만물에 수많은 다양성이 생기는 것은 그것들이 결합할 때 개수, 형태, 배열,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수많은 변수중 주요 원인으로는 원자에 수소원자가 몇 개 들어가 있는가에 따라 물질의 성분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수소원자가 2개면 헬륨(He)이 되고, 수소원자가 7개면 질소(N)가 되고, 수소원자가 8개면 산소(O)가 되고

수소원자가 26개면 철(Fe)이 되는 것이다

이 물질들은 태양과 같은 항성에서 핵융합을 통해 만들어지는데 질량이 작은 항성에서는 헬륨 밖에 생성할 수 없지만, 항성의 질량이 클수록 많은 원자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위 이미지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양성자+가 하나 있고 전자가- 하나 있는 상태를 전하를 띠지 않는 중성수소 라고 한다

양성자와 전자를 제외한 껍데기 공간이 상당 부분 비어있다는 점은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다

보다시피 껍데기 같은 공간이 있는데 이 수소 원자가 별의 중심에서 태양과 같은 항성에 무지막지한 중력을 받게 되면 극단적으로 압력을 받고 껍데기가 찌그러지게 되면서 결국 수소원자 껍데기가 붕괴되며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생성이 된다

 

원자껍데기가 붕괴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위 이미지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항성에 중력에 의해 압축되며 원자껍데기가 붕괴되면, 그 원자껍데기 밖에서 궤도운동을 하던 전자가 핵으로 진입하며 양성자와 결합하여 중성자가 된다

이어 그 중성자는 다른 양성자와 결합하며 중수소로 변환된다

1개의 양성자가 2개의 중성자와 결합한 삼중수소가 생겨나기도 한다

 

 

위 이미지는 수소원자가 중수소와 삼중수소의 형태로 변화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같은 원리로 이렇게 만들어진 삼중수소 원자의 껍데기가 다시 한번 붕괴되면 마찬가지로 궤도를 돌고 있던 전자가 양성자와 핵융합(결합) 하여 중성자가 만들어지는데 이때 원자 번호 1번인 수소원자에서 원자 번호 2번인 헬륨 원자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때 필요한 에너지는 최소 원자폭탄을 터뜨리는 정도의 에너지 이상이 되어야 삼중수소가 핵융합을 할 수 있게 된다

 

수소폭탄의 원리

수소폭탄은 일반 폭탄들과 달리 폭약을 바깥 둘레에 설치한다

일반폭탄은 가운데에 폭약을 넣고 터뜨리는데, 수소폭탄은 가운데에 중수소와 삼중수로원료를 넣고, 그 둘레를 우라늄으로 감싼 것이다. 그리고 바깥에서부터 폭발을 일으킨다

 

 

위 그림과 같이 중수소, 삼중수소를 우라늄이 둘러싸고, 또 그 밖으로 폭약이 감싸고 있다

폭탄에는 내폭방식과 외폭방식이 있는데, 일반 폭탄처럼 가운데서 외부로 폭발시키는 것이 아니라 가운데 넣은 원료를 둘러싸고 있는 외부에서 내부를 향해 폭발시키는 것이 내폭방식이다

수소폭탄에서 우라늄은 방아쇠 역할을 한다. 우라늄 폭탄의 핵분열을 유도해서 원자폭발을 먼저 일으키고, 그 엄청난 에너지를 가운데로 집중시켜, 중성수소와, 삼중수소의 핵융합을 일으키는 것이다

(왜 하필 우라늄이라면 우라늄은 매우 불안정한 원소로 핵분열 시키기가 매우 용이하다.)

 

아직 지구상에서 핵융합을 일으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이런 식으로 우라늄 폭탄으로 우주의 4대 힘(중력, 전자기력, 강한 핵력, 약한 핵력) 중 하나인 약한 핵력을 유도한 핵분열 방식밖에 없다

요약하자면 우라늄으로 핵분열(약한 핵력)을 유도한 후 생성되는 막대한 에너지를 이용하여 훨씬 더 막강한 에너지인 핵융합(강한 핵력)을 만들어내는 방식인 것이다

그래서 수소폭탄을 핵융합무기 라고 하는 것이다

수소폭탄의 원료로는 중수소와 삼중수소 두 가지가 쓰이는데, 이 둘이 초고온-압력에 의해 융합되면서 헬륨으로 변환된다

그런즉 항성의 중심핵을 압박하는 중력과 함께 열에너지가 그 정도는 되어야 원자번호 1번인 수소에서 원자번호 2번인 헬륨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태양폭풍이 분출되는 장면이다.

 

태양과 같은 항성 중심 내부에서는 수소 원자의 핵융합을 통해 다양한 물질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처럼 태양은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방출하지만, 태양의 부피는 줄어들지 않는다

하지만 이 과정이 오랜 세월 동안 계속되면서 열팽창 에너지는 점점 더 커지는 한편, 태양과 같은 별의 껍데기는 얇아지게 된다

이러한 열팽창에너지에 의해 진화한 별을 적색거성이라고 한다

 

열팽창에너지에 떠밀려,별이 부풀어 오르며 팽창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자연에서 수소의 역할

전하를 띄지 않는 중성 수소는 외부의 에너지의 간섭을 받게 되면 이온화된다

자연에서 2개의 원자 사이에 이온화된 수소 원자가 결합되어 일어나는 수소 결합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생물을 구성하는 물질 중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물의 경우, 수소원자 2개와 산소원자 1개가 공유결합해서 만들어진다

수소결합의 상태 변화에 따라 물이 얼음이 되기도 하고, 단백질은 변성이 되기도 한다

수소는 주기율표상의 거의 모든 비금속원소와 쉽게 화합물을 만들며, 산소와 탄소와의 수소결합은 우리가 존재하는지의 이유이기도 하다

 

유전자 이중 나선구조가 안전하게 유지되는 것도 수소결합 덕분이다.

 

수백만 개의 수소결합이 DNA염기쌍이 손상되지 않고 유지되도록 한다

다시 말해 수소결합이야말로 우리가 아는 생명을 쌓는 가장 근본 중의 하나인 것이다

 

고대시대에 데모크리토스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원자론을 지금에 와서는 "원자는 양성자와 전자로 이루어져 있고 양성자는 쿼크로 이루어져 있고, 쿼크는 전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더 작은 입자인 중성미자와 심지어 광자도 존재하는데요?" 라고 면박을 줄순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이 2,500년 전임을 감안하고

입자를 쿼크까지 분해하게 되면 너무 에너지가 작아져서 물질에 거의 영향을 못 미치게 되기 때문에 거시적으로 봤을 때 자연에서 물질이 만들어지게 되는 1 원인이 되는 것은 수소원자가 맞다

그들은 대단한 걸 넘어서 거의 예언자 수준의 철학자였다고 생각이 든다..